준비물
스마트폰
이어폰/헤드셋
  관객 참여형 프로그램 ≪조용한 산책≫은 ‘소리산책soundwalking’을 방법론으로 아르코미술관의 공간과 시간을 탐구한다. ‘듣기’와 ‘걷기’라는 신체적 경험을 통해, 소리산책은 평소 우리가 무심코 지나쳐 온 우리를 둘러싼 환경, 역사, 사회의 이면을 발견하게 한다. 

< 뮤지엄 그루브Museum Groove >는 예술가 듀오 SEOM:(섬:)이 주변의 소리 환경을 탐색하는 관객 참여형 프로그램 ≪조용한 산책≫을 위해 만든 신작으로 소리산책 경로와 지시문이 담긴 지도, 사운드 트랙, 워크숍으로 구성된다. 워크숍은 전시 기간 중 이틀에 걸쳐 진행될 예정인데 매회 열 명의 관객들은 SEOM:(섬:)과 함께 아르코미술관과 주변을 걸으며 듣고 기억하며 경험한다. SEOM:(섬:)이 만든 소리 지도는 아르코미술관 전시장에 있는 큐알 코드를 통해 볼 수 있으며 관객들은 이 지도의 안내를 따라서 혼자서도 미술관 주변의 소리환경을 탐색해 볼 수 있다.
   
​Museum Groove 


" 그루브는 레코드판에 소리를 기록한 작은 홈(소리골)을 의미한다. 축음기의 바늘은 그루브의 좁은 공간에서 진동하며 소리를 만든다. SEOM:(섬:)은 관객과 아르코미술관의 홈을 따라 걸어가며 공간에 잠재된 소리를 깨운다. < 뮤지엄 그루브 >는 미술관의 과거의 사건, 공간의 물리적 특성이 만들어낸 몽타주, 미술관을 둘러싼 보이지 않는 흐름 등을 주제로 하는 사운드 트랙들을 포함한다. 관객은 SEOM:(섬:)이 만든 그루브를 따라가며, 공간의 사운드스케이프를 통해 아르코미술관의 이야기를 듣는다. " - SEOM: (섬:)


   

지도에 나온 번호 순서 대로
 이동하며 소리산책을 해보세요.
 
​소리산책을 하는 동안에는 말을 하거나 
소리를 내지 않도록 노력해보세요.

각 지점에 도착하면 아래 적힌 
지시문을 따라 소리를 탐색합니다.


                                  
   


< 기다림 >

1층 야외 (구)매표소 모퉁이에서
 첫 번째 사운드 트랙을 감상합니다.

트랙이 끝나면 이어폰/헤드셋을 빼고 
현재 소리에 잠시 집중해 보세요.
                                  
   


< 뮤지엄 그루브 >의 첫 번째 트랙인 ‘기다림’은 (열린 환경에서 소리를 듣는) 사운드워크를 처음 경험하는 참여자를 위한 워밍업 사운드이다. 참여자는 헤드셋을 쓰고 소리 듣기를 연습해 본다. < 기다림 >은 과거 아르코미술관을 찍은 한 장의 사진 속 공중전화를 모티브로 한다. 미술관 벽에 남아 있는 낙서는 공중전화가 있었다는 흔적이기도 하다. 과거 공중전화 주변에서 들렸을 소음으로 재구성한 사운드스케이프를 들으며, 다른 시점 같은 장소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소리를 듣는 동일한 행위가 교차하는 순간을 경험한다. 


   


캡션: 오프닝 프로젝트 2013 >

1층 야외 로비에서 
​두 번째 사운드 트랙을 감상합니다. 
                                  
   


이 트랙은 10여 년 전 이 장소에서 실현되었고 현재까지 그 결과가 남아 있는 < 오프닝 프로젝트 >를 다시 떠올려본다. 이 프로젝트의 결과물은 미술관 1층 야외 뒤쪽 담벼락을 허문 공간이다. 프로젝트에 대한 소개와 이를 수행한 이들의 이름을 적은 캡션도 없이 본래 그리 생긴 듯 비어 있어, 관객은 이 공간이 예술 프로젝트의 결과란 것을 알기 힘들다. < 오프닝 프로젝트 >는 2012년 아르코미술관의 ‘퍼블릭아트 오픈콜 오디션’을 통해 모집된 미술, 기획, 건축, 조경을 전공한 5명의 팀원(구보배, 김지연, 김소철, 이철호, 정재연)이 기획한 프로젝트이다. 프로젝트의 목표는 미술관 후면 중앙의 높이 약 2.7m, 길이 약 8m의 담벼락을 해체하는 것이었다.
프로젝트 팀은 담을 쌓아야 했던 배경을 진지하게 살피고, 공공기관의 주체는 누구이고, 공공성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가에 대해 다양한 담론 형성을 도모했다. 그리고 그 결실은 건축가 김수근의 구상대로 1층 외부 공간을 트인 공간으로 복원한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애초 구상대로 지어진 적이 없으므로 복원이 아니지만, 건축가의 구상을 복원하였다는 점에서는 복원이라 말할 수 있다. 미술관 1층의 야외 필로티 공간은 대학로와 마로니에 공원을 이으며 아르코미술관이 친밀한 문화공간이 되길 바란 건축가의 의도가 반영된 공간이다. < 캡션: 오프닝 프로젝트 2013 >은 < 오프닝 프로젝트 >에 참여했던 정재연 작가가 보관하고 있는 해체된 담벼락 벽돌과 기록 영상 속 오디오를 이용해 재구성한 트랙이다. 참여자는 소리로 만든 일시적 캡션으로 아르코미술관에 각인된 공간의 기억을 꺼내며 < 뮤지엄 그루브 > 소리산책을 시작한다. 


   


 < 히든 트랙: 옥상 정원 >

< 옥상정원 >은 설계 도면에 적힌 옥상 공간의 이름이다. 미술관의 옥상은 평소 개방되지 않는 공간으로 두 번의 「조용한 산책」 때만 특별히 개방한다. 따라서 이 지점은 말 그대로 숨겨진 ‘히든 트랙’이다. 「조용한 산책」 워크숍 참여자들은 미술관 옥상에서 귀를 열고 주변의 사운드스케이프를 직접 감상한다. 3분 동안 눈을 감고 자기 몸을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밀려오는 소리에 집중해 보자.
2023년 5월 6일 옥상정원 소리 드로잉
   


2023년 7월 1일 옥상 정원 소리 드로잉


 * 옥상 정원은 5월 6일, 7월 1일 11시 SEOM: (섬:)과 함께하는 조용한 산책과함께 개방됩니다.
                                  
   

 < 정지: 제1전시장 > 

야외에서 1층 전시장까지 
사운드스케이프의 변화를 듣는 구간입니다.

이어폰/헤드셋을 잠시 빼고 전시장 안으로
 들어오며 소리에 집중해 보세요. 
                                  
   


열린 공간인 실외에서 닫힌 공간인 전시장 내부로 들어오며 달라지는 소리의 변화에 집중한다. 그리고 외부의 소리와 연결된 소리 혹은 차단된 소리, 미술관의 맥락에 닿아 있는 소리 등 미술관의 기조음(Keynote Sounds)을 발견해본다. ‘사운드스케이프’의 개념을 처음 정리한 머레이 셰이퍼는 기조음을 악곡의 조와 조성을 결정하는 소리로 설명하며, 사운드스케이프에서 특정 장소의 기조음은 곳곳에 존재하여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매우 깊이 각인되어 있다고 말한다.
*워크숍에서는 옥상정원부터 제 1전시실까지 헤드셋과 오디오기기를 사용하여 증폭된 사운드스케이프를 경험한다.



   

< 빛 없는 풍경 >

2층 계단 문을 열기 전 이어폰/헤드셋을 착용하고
 사운드 트랙을 재생합니다.

1층에서 2층 전시장으로 연결되는
 계단을 오르며 감상합니다. 
                                  
   


< 빛 없는 풍경 >은 SEOM:(섬:)이 1, 2층 전시장을 잇는 계단의 낯선 분위기를 담아낸 가상의 사운드스케이프다. 1층 전시장에서 2층 전시장으로 가기 위해 문을 열면 바로 맞닥뜨리는 계단의 모습은 순간 우리가 있는 곳이 미술관 안인지 밖인지 헷갈리게 한다. 전시 공간을 제외하고 건물의 내외부 표면이 벽돌이란 하나의 소재로 이루어진 아르코미술관의 건축적 특징 때문일 것이다. 빛이 들어오도록 설계된 것으로 보이는 계단 공간의 천장 창문은 검은 필름으로 가려져 있다. 천장에서 수직으로 내려오는 빛이 있어야 할 공간에는 어둠이 두껍게 내려 < 빛 없는 풍경 >과 함께 공기의 밀도를 높인다. 



   

< 발음체(Sounding Body) >

2층 전시장으로 들어와 
5번 사운드 트랙을 감상합니다. 
                                  
   


< 발음체 >는 2층 전시 공간을 구성하고 작업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소리 사건을 수집하고 재구성하여 만든 사운드스케이프이다. 참여자는 이 트랙 < 발음체 >를 들으며 평소 관객이 직접 경험할 수 없는 전시의 제작 과정을 소리로 만난다. ‘발음체’는 진동을 일으켜 소리를 만들어내는 것을 가리키는 용어인데 넓게는 소리를 변화시키거나 담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재구성한 사운드스케이프를 들으며 소리산책의 참여자는 작품과 전시공간을 발음체(Sounding body)로 치환하여 감상해본다. 



< 빛과 벽돌의 시 >

미술관 옥외 경사로 위 벽면을 장식한 
벽돌과 그림자를 바라보며 사운드를 감상합니다.   
   


< 빛과 벽돌의 시 >는 옥외 경사로 벽 장식을 그래픽스코어로 해석하여 만든 사운드 트랙이다. SEOM:(섬:)은 아르코술관 맞은편 카페에 앉아 미술관을 관찰하는 날이 많았다. 맑은 날 벽돌의 그림자는 더욱 또렸했고 평소 개방되지 않는 옥외 경사로를 오를 수 있던 날 바로 아래에서 바라본 벽면의 돌기는 하늘을 적갈색으로 오려내며 미술관의 질감을 드러냈다. < 빛과 벽돌의 시 >는 강한 햇살이 내리쬐던 날 벽 그림자를 보며 상상했던 벽돌에 맺힌 빛의 소리를 표현한다. 참여자는 오르골 디스크의 음처럼 흘러가는 아르코미술관 벽의 잠재된 음을 꺼내본다.
*워크숍 참여자는 SEOM:(섬:)과 함께 옥외 경사로를 걸으며 소리를 감상한다.
6._빛과_벽돌의_시_악보1_.jpg
빛과 벽돌의 시 악보

 < 숨 >


이어폰/헤드셋을 빼고 아르코 미술관 앞 벤치에 앉아 
눈을 감고 1분간 현재 소리에 집중해 보세요. 

1분 후
 이어폰/헤드셋을 착용하고 7번 사운드를 감상합니다.
                                  
   


< 숨 >은 미술관이 지어질 당시 만든 대학로 일대의 보이지 않는 흐름을 그린 사운드 트랙이다. 1974년부터 ‘미술회관’이라 불리며 전시 공간으로 운영되었던 아르코미술관은 1979년 지금의 동숭길로 이전해 새롭게 자리 잡았다. 아르코미술관 1층 야외 공간을 축으로 동쪽에는 낙산, 서쪽에는 창경궁과 경복궁을 두고 있는 것이 우연은 아니다. SEOM:(섬:)은 풍수지리에 나오는 ‘정기’라는 형이상학적 개념이 삶의 공간도 생명처럼 숨 쉬는 것으로 살핀 전통의 일부라고 생각하며, 미술관을 관통하는 흐름을 소리로 드러낸다. 소리산책자는 아르코미술관을 마주보고 마로니에 공원 벤치에 앉아, 낙산에서부터 서쪽으로 미술관의 소리골을 지나 산책자를 둘러싸며 흘러가는 < 숨 >을 들으며 < 뮤지엄 그루브 >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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